
일리야 수츠케버의 졸업 축사가 2026년 10월 국내 SNS에서 다시 돌고 있습니다. 2025년 6월 6일 토론토대 명예박사 수여식에서 약 10분 동안 한 연설인데, 퍼지는 영상은 대개 “AI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게 된다”는 한 문장에서 끝납니다.
목차
원문 자막을 타임스탬프별로 제가 직접 다시 읽어 보니, 수츠케버가 졸업생에게 남긴 건 공포가 아니라 4가지 태도였습니다.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 후회 대신 다음 최선의 한 걸음, 오늘 가장 좋은 AI가 실제로 하는 일을 직접 보기, 그리고 그 경험에서 문제를 풀 힘을 얻기. 이 글은 그 10분을 구간별로 풀고, 평범한 직장인과 크리에이터가 이번 주에 해 볼 수 있는 일로 옮겨 봅니다.
수츠케버는 어떤 사람이길래 이 축사가 다시 돌까요?
수츠케버는 지금의 AI 붐을 처음부터 만든 연구자 중 한 명입니다. 이력을 시간순으로 놓으면 이렇습니다.
- 2005년 토론토대 수학 학사. 이후 같은 학교에서 석사와 박사를 받았고, 지도교수가 딥러닝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턴입니다.
- 2012년 힌턴, 알렉스 크리제프스키와 함께 이미지 인식 모델 AlexNet을 만들었습니다. 딥러닝 시대의 출발점으로 자주 꼽히는 모델입니다.
- 2015년 OpenAI를 공동 창업하고 수석 과학자로 ChatGPT를 떠받치는 대형 언어 모델 개발을 이끌었습니다.
- 2024년 5월 OpenAI를 떠났고, 2024년 6월 안전한 초지능 하나만 연구하겠다는 회사 SSI(Safe Superintelligence)를 세웠습니다.
- 2025년 6월 6일 모교 토론토대에서 명예 이학박사를 받으며 이번 축사를 했습니다. 학교 공식 소식은 U of T 뉴스에 남아 있습니다.
SNS 요약 글에는 “메타 인수 제안을 거절하고 300억 달러짜리 회사를 차렸다”는 문장이 함께 붙습니다. 언론 보도를 종합하면 SSI는 2025년 4월 투자 유치에서 약 320억 달러 가치를 인정받았고, 같은 해 상반기 메타가 인수를 시도했지만 수츠케버가 받아들이지 않았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다만 둘 다 회사가 공식 발표한 숫자나 사실은 아니라서, 여기서는 “보도에 따르면” 정도로만 받아들이는 게 맞습니다. 정리된 경과는 SSI 위키백과 문서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요약하면, AI를 가장 가까이서 만들어 온 사람이 돈 이야기 없이 “시간과 현실”만 이야기했다는 점이 이 연설을 다시 불러낸 이유입니다.
수츠케버 축사의 핵심 문장은 무엇이었을까요?

화제가 된 구간은 5분 30초 무렵입니다. 수츠케버는 AI가 아직 부족한 점이 많다고 먼저 인정합니다. 말하고, 목소리로 답하고, 코드를 쓰지만 못 하는 일도 많다는 겁니다. 그러고 나서 시기를 이렇게 말합니다. 누구는 3년, 누구는 5년이라고 하지만 예측은 어렵다. 다만 천천히든 빠르게든 AI는 계속 좋아지고, 결국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하게 된다.
근거로 든 문장은 한 줄입니다. 원문 표현으로는 “the brain is a biological computer”, 뇌는 생물학적 컴퓨터라는 말입니다. 생물학적 컴퓨터가 할 수 있다면 디지털 컴퓨터가 같은 일을 못 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죠. 그는 이 한 줄을 “AI가 그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될 이유의 한 문장 요약”이라고 불렀습니다.
여기서 끝나면 무섭습니다. 실제로 짧은 영상 대부분이 이 지점에서 잘립니다. 하지만 수츠케버는 한 단계 더 나아갑니다. 그런 AI를 사람들이 무엇에 쓰겠느냐, 일을 더 하고 경제를 키우고 연구를 하고 결국 AI 연구 자체를 맡기면 발전 속도가 “한동안” 극도로 빨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본인도 이 미래를 감정적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털어놓습니다.
10분 연설은 어떤 순서로 흘러갔을까요?
자막 타임스탬프로 구간을 나누면 연설의 무게중심이 어디 있는지 보입니다.
| 구간 | 내용 | 비중 |
|---|---|---|
| 0:00~1:56 | 네 번째 학위, 힌턴과 함께 공부한 행운, 학교에 대한 감사 | 도입 |
| 1:56~3:00 | 쓸모 있는 마음가짐 하나: 현실 수용과 다음 최선의 한 걸음 | 처방 ① |
| 3:00~5:24 | 지금은 가장 특별한 시기, 학생과 일의 의미가 바뀌는 중 | 진단 |
| 5:24~7:14 | 뇌는 생물학적 컴퓨터, AI가 모든 일을 하게 될 이유 | 예측 |
| 7:14~8:43 | 그렇다면 무엇을 할까: AI를 써 보고 직접 보며 직관 쌓기 | 처방 ② |
| 8:43~9:13 | 인류 최대의 도전이자 최대의 보상, 마무리 | 결론 |
10분 가운데 예측에 쓴 시간은 2분이 채 안 됩니다. 앞뒤를 감싸는 건 처방입니다. 공포만 남기는 짤이 이 연설을 오해하게 만드는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수츠케버가 졸업생에게 남긴 4가지 태도는 무엇일까요?
1. 현실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인다
연설 2분 10초에 나오는 “accept reality as it is”가 첫 번째입니다. 수츠케버는 이 마음가짐 하나만 권하겠다고 하면서, 과거의 잘못된 결정이나 운 나쁜 일, 불공평한 일을 곱씹는 데 시간을 너무 쉽게 쓴다고 짚었습니다.
2. 후회 대신 “다음 최선의 한 걸음”을 묻는다
바로 뒤에 붙는 질문이 “what’s the next best step?”입니다. 상황은 이미 이렇다, 그럼 다음에 할 수 있는 가장 좋은 일은 뭔가. 흥미로운 건 그가 이걸 쉽다고 말하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감정과의 끝없는 씨름이고, 자기 자신에게 하는 다짐이기도 하다고 덧붙였습니다.
3. 오늘 가장 좋은 AI가 하는 일을 직접 본다
7분대에 그는 유명한 인용구를 빌립니다. 당신이 정치에 관심이 없어도 정치는 당신에게 관심을 갖는다, AI에는 이 말이 몇 배로 들어맞는다는 겁니다. 그래서 권한 행동이 단순합니다. AI를 써 보고, 오늘 가장 좋은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 보라. 그러면 직관이 생기고, 1년 뒤와 2년 뒤에 그 직관이 더 강해진다고 했습니다. 어떤 글과 설명도 자기 눈으로 본 것을 이길 수 없다는 말도 함께였습니다.
4. 직접 본 경험이 문제를 풀 힘이 된다

마지막 1분에서 수츠케버는 AI가 던지는 도전을 인류 역사상 가장 큰 도전이라고 부르면서, 그것을 넘으면 가장 큰 보상이 따른다고 정리했습니다. 무시하지 않고 바라보는 것, 그 관심이 문제를 풀 에너지를 만든다는 결론입니다.
이 축사를 직장인과 크리에이터는 어떻게 읽어야 할까요?
연설을 공유한 SNS 글 가운데는 이런 질문을 덧붙인 것이 많습니다. “네가 배울 수 있는 건 기계도 배울 수 있는데, 지금 기계가 못 배우는 것 중에 너는 무엇을 배우고 있나?” 축사 원문에는 없는 문장입니다. 그래도 수츠케버의 처방을 일상으로 옮기는 질문으로는 꽤 쓸 만합니다.
AI를 매일 쓰는 1인 미디어를 운영하면서 체감하는 건, 공포는 대개 “정확히 모르는 것”에서 나온다는 점입니다. AI가 내 일을 다 한다는 말을 들으면 불안하지만, 내 업무 한 건을 실제로 맡겨 보면 어디까지 되고 어디서 막히는지가 구체적으로 보입니다. 수츠케버가 말한 “직관”이 바로 이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아직 기계가 잘 못 하는 영역을 찾을 때 참고할 만한 네 가지가 있습니다.
- 책임: 결과에 이름을 걸고 설명해야 하는 결정
- 합의: 여러 이해관계자가 납득해야 굴러가는 일
- 관계: 신뢰가 쌓여야 열리는 대화와 거래
- 현장 판단: 문서에 없는 맥락을 읽어야 하는 순간
이 영역의 값어치가 왜 오르는지는 ATM이 예전에 정리한 휴먼 프리미엄 글에 사례와 함께 더 자세히 적어 두었습니다.
이번 주에 해 볼 수 있는 4가지는 무엇일까요?

축사의 처방을 일주일 단위 업무로 바꾸면 다음과 같습니다. 시간은 대략의 기준입니다.
- 현실 수용 (15분): 내 업무 목록을 적고, AI가 이미 하고 있는 일에 표시합니다. 바라는 모습이 아니라 지금의 모습을 적는 게 요령입니다.
- 다음 최선의 한 걸음 (30분): 표시한 일 중 하나를 골라 AI에게 맡겨 보는 실험을 하나만 합니다. 회의록 정리, 자료 요약, 초안 쓰기처럼 결과를 바로 비교할 수 있는 일이 좋습니다.
- 직접 보기 (1시간): 지금 쓸 수 있는 가장 좋은 모델로 실제 업무 1건을 처음부터 끝까지 돌려 봅니다. 무료 버전 한 번 써 보고 판단하면 직관이 틀어지기 쉽습니다.
- 아직 기계가 못 배운 것 (주 1회): 위의 책임·합의·관계·현장 판단 중 내 일과 가장 가까운 것 하나를 골라 의식적으로 연습합니다.
크리에이터라면 3번을 “내 콘텐츠 한 편을 AI와 같이 만들어 보기”로 바꾸면 됩니다. 기획, 대본, 썸네일 문구까지 맡겨 보면 어디서부터 사람의 취향이 들어가야 하는지 금방 드러납니다.
수츠케버의 말을 너무 비관적으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을까요?
없다고 봅니다. 이유는 세 가지입니다.
첫째, 수츠케버 자신이 시기를 단정하지 않았습니다. 3년, 5년이라는 숫자는 “누군가는 그렇게 말한다”고 소개했을 뿐이고, 미래 예측은 어렵다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둘째, 그는 지금의 AI가 부족하다는 점도 같이 말했습니다. 따라잡아야 할 게 많다는 표현을 썼습니다. 오늘 내 일을 당장 대체한다는 이야기와는 거리가 있습니다.
셋째, 연설의 결론은 행동입니다. 무시하지 말고 보라, 그리고 문제를 풀 에너지를 만들라는 주문이었습니다. 비슷한 시기 AI 업계 리더들이 속도 조절을 이야기한 흐름이나, AI가 바꿀 경제의 숫자를 보고 싶다면 앤스로픽이 계산한 2030년 글도 함께 읽어 볼 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수츠케버 졸업 축사 영상은 어디서 볼 수 있나요?
토론토대 공식 유튜브 채널에 2025년 6월 수여식 영상이 올라와 있고, 학교 뉴스 페이지에 수여 소식이 정리돼 있습니다. 전체 길이는 약 10분입니다.
수츠케버가 정말 “모든 직업이 사라진다”고 말했나요?
그런 표현은 쓰지 않았습니다. 언젠가 AI가 우리가 할 수 있는 모든 일을 할 수 있게 된다고 했고, 그때 무슨 일이 벌어질지 스스로 물어보라고 했습니다. 직업이 사라진다는 단정과는 결이 다릅니다.
SSI 기업가치 300억 달러와 메타 인수 제안은 사실인가요?
2025년 4월 투자 유치에서 약 320억 달러 가치가 매겨졌다는 보도와, 메타의 인수 시도를 거절했다는 보도가 있습니다. 회사가 공식 확인한 내용은 아니므로 보도 기준으로 보는 게 안전합니다.
마무리
수츠케버의 10분은 “AI가 전부 한다”는 예측보다 “그래서 오늘 무엇을 할까”에 더 많은 시간을 썼습니다. 현실을 받아들이고, 다음 한 걸음을 고르고, AI가 하는 일을 내 눈으로 확인하는 것. 거창한 준비보다 이번 주 업무 한 건이 출발점입니다. 여러분은 이번 주에 어떤 일을 AI에게 맡겨 보실 건가요? 댓글로 들려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