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저는 코드를 한 줄도 못 쓰는 마케터입니다. 그런데도 촬영본을 넣으면 자막까지 붙은 완성 영상이 나오는 편집 자동화를 Claude Code 위에 직접 만들어 쓰고 있습니다. 이름은 premiere-pro-agent라고 붙였는데, 정작 Adobe Premiere는 한 번도 열지 않습니다. 프리미어가 하던 일을 코드가 대신한다는 뜻에서 붙인 이름입니다. 이 글에서는 이 도구가 원본 촬영본의 어느 지점부터, 완성본의 어느 지점까지를 사람 손 없이 처리하는지를 단계별로 풀어 보겠습니다. 아직 공개(오픈소스)한 상태는 아니지만, 만들면서 확인한 자동화의 실제 범위를 그대로 정리합니다.
premiere-pro-agent는 정확히 무엇을 하나요?
한 문장으로 말하면, 영상 편집 자동화 파이프라인입니다. 프리미어 같은 편집 프로그램에서 사람이 타임라인을 긁어가며 하던 작업을, Claude Code에게 명령 한 줄을 주면 순서대로 대신 실행합니다. 핵심은 편집을 눈과 손이 아니라 규칙과 코드로 처리한다는 점입니다. 어떤 구간을 버릴지, 자막을 어디에 얼마나 띄울지, 음량을 어디까지 맞출지를 전부 수치 기준으로 정해 두면, 도구가 그 기준대로 영상을 조립합니다. 그래서 편집 실력이 아니라 편집 기준을 정의하는 능력이 결과물을 좌우합니다. 비개발자에게 오히려 유리한 구조라고 저는 봅니다.
어디서부터 어디까지 자동으로 되나요?
가장 많이 받는 질문입니다. 답은 원본 클립을 넣는 지점부터, 유튜브에 올리기 직전 단계까지입니다. 내부적으로는 여덟 단계를 순서대로 지납니다. 아래 표가 그 범위를 한눈에 보여 줍니다.
| 단계 | 사람이 프리미어에서 하던 일 | 에이전트가 대신하는 일 |
|---|---|---|
| 1. 분석 | 클립마다 속성 확인 | 해상도·프레임레이트·길이를 스캔 |
| 2. 정규화 | 클립 규격 통일 | 프레임레이트·음량 기준을 맞춰 정렬 |
| 3. 구간 감지 | 눈으로 보며 버릴 곳 찾기 | 흔들림·정적·무음·중복 구간을 자동 표시 |
| 4. 음성 인식 | 받아쓰기·타임코드 입력 | 단어 단위 타임스탬프로 전사 |
| 5. 컷 편집 | 무음·실수 구간 잘라내기 | 기준 미달 구간을 잘라내고 자연스럽게 연결 |
| 6. 오버레이 | 자막·효과음·배경음악·팝업 얹기 | 자막 3종·효과음·BGM·구독 팝업을 자동 배치 |
| 7. 렌더 | 출력 설정 후 내보내기 | 1080p·방송 기준 음량으로 렌더 |
| 8. 패키지 | 제목·썸네일·자막 파일 준비 | 제목·타임스탬프·썸네일·자막을 한 번에 생성 |
즉 촬영이 끝난 순간부터 업로드 버튼을 누르기 직전까지가 자동화 구간입니다. 사람이 개입하는 지점은 딱 두 군데로 줄어듭니다. 처음에 편집 기준을 정하는 일과, 완성본을 한 번 확인하고 승인하는 일입니다.
컷 편집은 어떻게 알아서 잘라내나요?

편집에서 가장 시간이 많이 드는 일이 버릴 구간을 골라내는 작업입니다. premiere-pro-agent는 이 판단을 수치 기준으로 대신합니다. 영상을 짧은 구간으로 쪼갠 뒤, 각 구간이 아래 조건에 걸리는지 검사해서 걸리면 후보로 표시하고 잘라냅니다.
| 버리는 구간 | 감지 기준(예시) |
|---|---|
| 무음 | 소리가 기준값 아래로 일정 시간 이상 지속될 때 |
| 흔들림 | 화면 흔들림이 임계치를 넘고 몇 초 이상 이어질 때 |
| 정적 반복 | 움직임이 거의 없이 같은 그림이 길게 이어질 때 |
| 노이즈 | 발화 없이 잡음만 큰 구간이 이어질 때 |
| 중복 컷 | 앞 장면과 지나치게 비슷한 그림이 반복될 때 |
중요한 원칙이 하나 있습니다. 단어 중간에서는 절대 자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컷은 항상 말과 말 사이의 공백에서 이뤄지고, 컷 지점마다 아주 짧은 오디오 페이드를 넣어 소리가 툭 끊기지 않게 처리합니다. 그림이 좋은데 말이 없는 구간은 무작정 버리지 않고, 뒤에서 설명할 해설 자막으로 채워 살려 둡니다. 덕분에 분량은 줄어도 흐름은 끊기지 않습니다.
자막은 어떻게 자동으로 붙나요?

자막은 이 도구에서 가장 공들인 부분입니다. 4단계에서 만든 단어 단위 타임스탬프를 기준으로, 성격이 다른 자막 세 종류를 각자의 자리에 배치합니다.
첫째는 대화 자막입니다. 등장인물이 실제로 말하는 내용을 화면 하단 중앙에 띄웁니다. 이때 자막이 말보다 먼저 뜨지 않도록, 발화가 시작되는 정확한 시각에 맞춰 띄우는 것이 핵심입니다. 둘째는 속마음 자막입니다. 인물의 머리 위쯤에 짧고 위트 있는 속마음을 얹는데, 카메라가 움직이면 인물을 따라 자막도 움직이게 배치합니다. 셋째는 해설 자막입니다. 예능 프로그램처럼 상황을 정리하는 멘트를 화면 상단에 넣고, 색을 순환시켜 단조롭지 않게 합니다. 세 자막은 서로 자리가 달라 겹치지 않고, 대화 자막과 시간이 겹치지 않도록 타이밍도 조정됩니다. 필요하면 언어를 두 줄로 병기하는 이중 자막도 옵션으로 지원합니다.
영상 구조와 마감 품질도 자동인가요?

네, 편집만이 아니라 영상의 뼈대와 마감까지 규격대로 조립합니다.
먼저 구조입니다. 영상 전체에서 가장 주목도 높은 장면을 앞 30초로 빼서 훅을 만들고, 본편 중간과 끝에 구독 유도 팝업을 각각 정해진 길이로 얹은 뒤, 마지막에 짧은 아웃트로를 붙입니다. 팝업은 자막과 겹치지 않는 자리에 놓입니다. 다음은 마감 품질입니다. 색보정은 대비와 채도만 살짝 올리는 내추럴 방식으로, 피부톤은 건드리지 않습니다. 음량은 유튜브 기준에 맞춰 방송 표준 라우드니스로 정리하고, 소리가 천장까지 치솟아 찌그러지지 않도록 처리합니다. 효과음은 자막이 뜨거나 인물이 리액션하는 지점에 짧게 얹고, 배경음악은 말할 때 자동으로 볼륨이 내려가도록 처리해 목소리를 가리지 않습니다.
업로드 준비물까지 만들어 주나요?

렌더가 끝나면 실제로 유튜브에 올릴 때 필요한 준비물까지 한 세트로 정리합니다. 이 단계가 있어서 완성본이 곧바로 업로드로 이어집니다.
구체적으로는 검색을 고려한 제목 후보, 장소·정보·타임스탬프가 들어간 설명문, 언어별 자막 파일, 그리고 썸네일 세 가지 안입니다. 썸네일은 매번 같은 세 각도로 뽑습니다. 가장 강한 행동이나 사건 장면, 규모감이 드러나는 장소 전경, 그리고 감정이 담긴 인물 클로즈업입니다. 세 안을 놓고 그중 하나를 고르면 됩니다. 카피는 짧은 라벨 대신 한 문장을 두 줄로 끊은 서사형으로 제안합니다. 다만 여기서 지키는 원칙이 있습니다. 영상에 실제로 나오는 것만 쓴다는 것입니다. 과장된 문구는 클릭은 늘려도 이탈률을 높여 결국 손해라, 자동 제안 단계에서부터 사실 범위 안의 카피만 뽑도록 해 두었습니다.
비개발자에게 이게 왜 의미가 있나요?
정리하면, premiere-pro-agent는 촬영이 끝난 순간부터 업로드 직전까지의 반복 노동을 코드로 옮긴 도구입니다. 편집 프로그램을 다루는 손기술이 없어도, 편집 기준만 명확히 정해 두면 결과물이 일정한 품질로 계속 나옵니다. 저는 이 지점이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편을 잘 만드는 능력보다, 매주 같은 품질을 지치지 않고 반복하는 능력이 콘텐츠에서는 훨씬 큰 자산이기 때문입니다. 프리미어를 대체하려는 것이 아니라, 사람이 꼭 판단해야 하는 기획과 감수에 시간을 몰아주기 위해 나머지를 자동화한 셈입니다. 도구를 다듬어 공개할 수 있는 단계가 되면, 실제 설정 파일과 실행 화면까지 이어서 정리해 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