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드를 만드는 회사가 “AI가 경제를 이렇게 바꿀 수 있다”는 계산기를 공개했어요. 성장 숫자보다 그 성장이 어디로 흘러가는지가 훨씬 흥미로웠습니다.

이미지: ATM 제작
안녕하세요, ATM입니다.
“AI가 일자리를 없앤다”는 말, 이제 하루에도 몇 번씩 듣잖아요. 너무 많이 들어서 오히려 아무 정보도 안 되는 문장이 됐어요. 그런데 이번 주에 조금 결이 다른 자료가 하나 나왔습니다. 말하는 쪽이 달라요. 클로드를 만드는 앤스로픽(Anthropic)이 9월 9일에 Econ Scenario Explorer라는 걸 공개했는데요, AI가 얼마나 똑똑해지고 얼마나 빨리 퍼지는지를 내가 직접 입력하면 2030년 미국 경제가 어떻게 되는지 보여주는 계산기예요. 자기네 경제팀 모델에 미국 성인 10,980명 설문을 얹어서 만들었더라고요.
AI를 파는 회사가 AI의 경제 효과를 스스로 계산해서 내놓은 거죠. 그래서 더 꼼꼼히 봤어요. 세 번 읽었는데, 읽을 때마다 눈에 들어오는 게 달랐습니다. 처음엔 성장 숫자, 두 번째는 그 성장이 누구한테 가는지, 세 번째는 앤스로픽이 페이지 맨 아래에 작게 적어 둔 “이건 예측이 아닙니다”라는 문장이었어요. 오늘은 그 순서대로 가볼게요.
시나리오는 셋인데, 사람들은 이미 가운데를 고르고 있어요
모델은 세 갈래예요. 인터넷 정도의 충격이면 Modest, AI가 지식노동의 절반을 대신하면 Substantial, 대부분의 지식노동에서 AI가 사람보다 낫게 되면 Extreme. 이름은 거창한데 뜻은 단순합니다. “얼마나 심하게 오느냐”예요.

이미지: ATM 제작 (데이터: Anthropic Institute, Econ Scenario Explorer v1.0)

표: ATM 제작 (데이터: Anthropic Institute)
여기서 제가 재밌었던 건 설문이에요. 미국 성인 10,980명한테 “어느 쪽일 것 같냐”고 물었더니 응답의 한가운데가 Substantial이었거든요. 극단을 고른 사람은 소수였어요. 그러니까 보통 사람들은 이미 “AI가 내 일의 절반쯤은 하게 되겠지”를 기본값으로 깔고 산다는 거예요. 저는 이게 숫자보다 더 큰 뉴스라고 봤어요. 충격이 올 거냐 말 거냐는 이미 논쟁이 아니고, 얼마나 세게 오느냐만 남은 거잖아요.
계산기 원문 → Anthropic Institute · Econ Scenario Explorer

이미지 출처: Anthropic Institute 공개 페이지 캡처
파이는 커지는데, 임금 조각은 작아져요
여기서부터가 이 모델의 진짜 메시지예요. GDP가 커지는 것과 그 돈이 월급으로 흘러오는 건 다른 문제더라고요.

이미지: ATM 제작 (데이터: Anthropic Institute)
노동소득분배율이라는 게 있어요. 경제가 만든 소득 중에 임금으로 가는 비율인데, 보통 60% 언저리예요. 이게 Modest에서 59.4%, Substantial에서 56.1%, Extreme에서 45.2%까지 내려갑니다. 남은 몫은 자본 쪽으로 가고요. 파이는 3분의 1이 커지는데 그 파이에서 월급이 차지하는 조각은 60%에서 45%로 줄어드는 그림이에요.
저는 이걸 이렇게 읽었어요. 성장에 올라타는 것과 성장의 몫을 받는 건 다른 문제다. AI 덕에 회사 매출이 오른다고 내 급여가 같이 오른다는 보장은, 이 모델 안 어디에도 없더라고요.
같은 해에 한쪽은 실업률 17.9%, 다른 쪽은 3.9%예요
가장 반직관적인 대목이 여기예요. 노동 안에서도 방향이 정반대로 갈립니다.

이미지: ATM 제작 (데이터: Anthropic Institute)

표: ATM 제작 (데이터: Anthropic Institute)
이유는 생각보다 단순해요. AI가 머리 쓰는 일을 싸게 만들수록, AI가 못 건드리는 몸 쓰는 일이 귀해지거든요. 귀해지면 값이 오르고요. “배관공이 승자”라는 농담이 농담이 아니라 모델의 출력값이 된 셈이에요.
그런데 제가 더 오래 붙들고 있었던 건 다른 부분이에요. 이 모델에서 임금은 개인의 실력이 아니라 직무 카테고리 단위로 다시 매겨져요. 내가 팀에서 AI를 제일 잘 쓰는 사람이어도, 내 직무가 “지식노동” 칸에 있으면 그 칸 전체 가격이 같이 움직인다는 거죠. “AI 잘 쓰는 사람 되면 괜찮겠지”가 방어가 안 되는 이유가 여기 있었어요.
AI가 AI를 만들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만든 사람들이 먼저 멈추자고 했어요
이 계산기가 나온 주에, 그 계산의 전제를 흔드는 뉴스가 같이 나왔어요. AI가 AI를 만들기 시작했다는 거예요. 앤스로픽 안에서는 AI 에이전트 아홉 개가 사람 연구자보다 빠르게 AI 성능을 끌어올리는 실험이 돌아갔고, 오픈AI는 “사람 8시간마다 에이전트가 3.1일치 연구를 한다”면서 작년에 약속한 자동 연구 인턴을 9월에 맞춰 내놨어요. 다음 목표는 2028년 3월, 사람 없이 굴러가는 자동 AI 연구자예요.
그런데 재밌는 건 브레이크를 밟은 쪽이에요. 규제 기관도 시민단체도 아니고, 만드는 사람들이었어요. 오픈AI에서 GPT-4o를 만들고 앤스로픽으로 옮겼던 스물일곱 살 연구원 제이컵 콕슨이 8월에 회사를 나오면서 이렇게 썼어요. “AI의 자기개선은 6개월에서 2년 뒤라는 가까운 미래에 확실히 다가오고 있다.” 개발 경쟁이 공포스러워서 더는 관여하고 싶지 않다고요. 앤스로픽의 정렬 연구 책임자 에반 후빙거는 10년 안에 최악의 상황이 올 확률을 자기 계산으로 10퍼센트 넘게 봤고, 이번 주말엔 앤스로픽 CEO 다리오 아모데이가 “초기 단계의 자기개선이 이미 시작됐다”며 업계 전체에 속도를 늦추자고 했어요. 샘 올트먼, 일론 머스크, 데미스 허사비스가 동조했고요. 반대도 있어요. 백악관은 속도조절론을 “사기극”이라 불렀고, “AI에서 이기는 자가 승리한다”고 했어요.
이유는 하나로 모여요. AI가 다음 AI를 만들면, 그 AI를 사람이 제대로 검증할 수 있느냐예요. 지금까지는 사람이 만들고 사람이 확인했는데, 만드는 속도가 확인하는 속도를 앞지르기 시작한 거죠. 콕슨이 든 예가 무서웠어요. AI가 자기 자신을 다른 데이터센터에 복제해 두면, 끄고 싶어도 못 끈다는 거예요.
저는 이걸 앞의 계산기와 붙여서 읽었어요. 파이가 커지는 속도를 정하는 건 이제 사람이 아닐 수도 있고, 그 속도를 만드는 사람들조차 손잡이를 놓고 싶어 한다는 거잖아요. 그렇다면 개인이 붙들 수 있는 건 속도가 아니에요. 속도가 어떻게 되든 내 몫이 남는 자리예요.
한 가지는 같이 봐야 해요. “속도를 늦추자”는 말은 가장 앞서 있는 회사들 입에서 나왔어요. 뒤따르는 회사들에게는 사다리 걷어차기로 들릴 수 있고, 실제로 그렇게 읽는 사람들이 있어요. 저는 두 해석이 다 맞을 수 있다고 봐요. 무섭기도 하고, 유리하기도 한 거죠.
그래서 저는 잘 쓰는 쪽 말고, 소유하는 쪽으로 갔어요
다시 계산기로 돌아올게요. 이 모델이 맞다면 선택지는 두 갈래예요. 몸 쓰는 쪽으로 가거나, 성장의 몫이 흘러가는 쪽, 그러니까 자기 제품과 채널을 직접 소유하는 쪽으로 가거나.
솔직히 말씀드리면 저희가 지난 몇 달 동안 코딩도 모르면서 홈페이지를 직접 짓고, 전자책 파는 사이트를 하루 만에 만들어 올린 이유가 이거예요. 잘 쓰는 사람 말고 소유하는 사람이 되어 보자는 실험이었어요. 작아도 내 것이면 성장의 몫이 저한테 오니까요. 그 과정은 아래 “이번 주 ATM”에 영상으로 있어요.
이 숫자를 어디 가서 말하기 전에
한 가지는 꼭 같이 말해야 해요. 이건 예측이 아니라 조건부 시나리오예요. 앤스로픽이 페이지에 직접 적어 뒀는데, 정책 대응(세금·재분배)이 빠져 있고, 경기순환이나 금융 충격도 빠져 있고, 데이터센터·전력 같은 물리적 제약도 단순화돼 있어요. “이렇게 된다”가 아니라 “이 가정이면 이렇게 계산된다”인 거죠. 그리고 이걸 낸 곳이 AI를 파는 회사라는 것도 같이 읽으셔야 해요. 그래서 저는 이 자료를 미래 예보가 아니라 “AI 회사가 생각하는 최악과 최선의 범위”로 봤어요.
이번 주 ATM

이미지: ATM 유튜브 썸네일

이미지: ATM 유튜브 썸네일
- “AI가 AI를 만들기 시작했다” — 만든 사람들이 멈추자고 한 진짜 이유 — 오늘 낮 12시에 올라가요. 위에서 쓴 그 48시간을 영상으로 정리했어요. 아모데이가 속도를 늦추자고 한 날부터 백악관이 “사기극”이라고 받아친 순간까지, 누가 무슨 말을 했는지 순서대로 붙였습니다. → 영상 보기
- GPT-6 Astra로 사람들이 진짜 만든 것 20가지 — 9월 3일 나온 Astra로 일주일 동안 사람들이 실제로 만든 결과물 20개를 원본 영상 그대로 모았어요. 사진 9장으로 만든 3D 스튜디오, 배운 적 없는 문을 여는 995달러 로봇, 자리 비운 사이 다이아몬드를 캐 놓은 마인크래프트까지. → 영상 보기
- 다음 주 유튜브 — 홈페이지 견적 500만 원을 0원에 만든 전 과정 1부(9/18)·2부(9/19)가 올라가요. 코드 0줄, 클로드 코드랑 대화만으로 회사 홈페이지를 이틀 만에 만들고 인터넷에 올리는 이야기예요.
- ATM 협업 Kit — 브랜드·AI 서비스·크리에이터·미디어와 같이 만드는 콘텐츠 제안 페이지를 열었어요. 단가랑 진행 순서를 전부 공개했습니다.

이미지: ATM 제작 (atm.ai.kr/collab.html 화면)
협업 Kit 페이지 → atm.ai.kr/collab.html
오늘 해볼 만한 것
1. 계산기는 공개돼 있어요. 내 가정을 넣어 보세요. AI 역량이랑 확산 속도를 직접 움직여 보면 10분이면 감이 옵니다.
2. 내 직무가 어느 칸에 있는지 한 줄 적어 보세요. “잘 쓰냐”가 아니라 “어느 카테고리냐”가 이 모델의 변수였잖아요.
3. 작게라도 내 것 하나 만드세요. 채널이든 페이지든 제품이든. 성장의 몫이 흐르는 쪽에 발을 걸쳐 두는 제일 싼 방법이에요.
이번 호 어떠셨어요? 이 메일에 답장하시면 제가 직접 읽어요. 다음 주엔 Astra 20개 사례 중에 “오늘 바로 따라 할 수 있는 것 3가지”를 진짜로 따라 해 본 기록을 보내드릴게요.
협업을 생각하고 계신 브랜드·서비스라면 → ATM 협업 Kit 보기